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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식판'이 '백패커' 해외판? 과연 그러한지 들여다 봅시다!

by 내삶평 2023.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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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식판' 예능 프로가 3회를 지나 순탄하게 방영 중에 있는데요. 방영 초반 '한국인의 식판'을 바라본 어느 언론의 반응은 '백패커 해외 버전'이라는 좋지 않은 꼬리표를 달아주기도 했습니다. 과연 '한국인의 식판' 존재감이 그 정도밖에 안 될까요?

 

 

한국인의 식판 vs 백패커

 

세계로 가는 한국인의 식판 대표 로고에 백패커 이름을 새겨 넣은 이미지.
'한국인의 식판'과 '백패커' 프로그램의 비교

 

'백패커'는 작년 5월에 tvN에서 방영된 20부작 예능 프로입니다. 출연진은 핵심인 백종원 님을 비롯해 오대환, 안보현, 딘딘 님이 나오죠. 기획 의도는 장소도 손님도 생소한 현장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 의뢰인이 요청한 맞춤 음식을 즉흥적으로 조리해서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백패커'에서는 재료도 도구도 직접 준비해야 하고, 요알못 출연진들이 각자 자기 몫을 해내야만 요리가 완성되는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식판'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지요.

 

'백패커'에서 백종원 님은 메인 셰프 역할을, 취사병 출신인 오대환 님은 고기와 채소를 직접 손질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일명 '인간 분쇄기'로 통하지요. 백종원 님의 든든한 행동대장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안보현 님은 '프로 봇짐러'로 나오는데, 항상 메고 오는 커다란 짐가방에는 주방 도구를 비롯해 없는 것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주방 만물상이라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딘딘 님은 '인간 냉장고, 딘장고'로 불리며,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공수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백패커'는 4인 4색 가방에서 시작되는 스페셜 출장 요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의뢰인의 요청을 받으면, 가방 하나 달랑 메고 산 넘고 물 건너 어디든 달려가서 출장요리를 선보입니다. 재미 요소라고 하면, 일반 시청자들이 의뢰 신청을 한다는 것과, 장소, 인원 불문하고 원하는 요리를 제공해 주는 것인데, 총 18곳의 출장지를 방문했고, 적게는 15명에서부터 많게는 515명, 총 3,078명에게 요리를 대접했다고 하니 백종원 님 말 그대로, 노동청에 과로로 인한 불만 접수를 해도 될 만큼 노동의 대장정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인의 식판'은 아직 3회밖에 방영되지 않았지만, 콘셉트 자체가 '백패커'와는 많이 다릅니다. 공통점은 단 한 가지, 의뢰인이 신청을 하면 달려가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인데, 그것조차도 색깔이 정말 다르다고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백패커'에서는 의뢰인이 신청한 메뉴를 미리 알고 거기에 맞게 재료들을 미리 공수해 가지만, '한국인의 식판'은 현지에 도착해서 의뢰인의 요청 메뉴를 접수받고, 현지 측에서 제공해 주는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의 식판' 기획 의도는, 세계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한국의 K-급식을 원하는 곳이 있다면, 전 세계 어느 곳이라도 식판을 들고 달려가 급식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식판도 한국에서 제작한 것을 들고 다닐 만큼 K-급식 전파에 열의를 보이는 프로그램이죠. 출연진은 메인 셰프인 이연복 님을 비롯해, 영양사 김민지 님, 홍진경 님, 허경환 님, 남창희 님, 몬스터 엑스 주헌 님 등 다양한 예능인과 일반인의 조합으로 뭉쳤습니다.

 

'한국인의 식판' 출연진의 역할은 좀 더 세분화되어 있는데요. 이연복 님은 메인 셰프를, 영양사 김민지 님은 조리실 내 전체 청결과 밥 짓기, 보조 셰프 등을 맡고 있습니다. 홍진경 님은 본인의 직업에 걸맞게 김치 종류의 반찬을 맡고 있고, 허경환 님과 남창희 님은 이연복 셰프님을 도와 전반적인 재료 손질 및 보조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헌 님은 식사 후 후식 담당으로, 1,2회에 걸쳐 영국식 약과와 회오리 감자 등 본인만의 레시피를 가지고 식판 메뉴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식판'이 '백패커'의 해외판일 수 없는 이유

 

위에서 언급했듯이, 두 예능 프로그램은, 요리라는 공통적인 주제 외에는 기획 의도나 장소, 의뢰인, 콘셉트 등이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인의 식판'은 대상이 국내인이 아닌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펼쳐진다는 것부터가 시작점이 다른 것이지요. 주어진 환경이 다른 상황을 인지하면서도, 굳이 국내 예능과 비교해 가면서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프로그램의 의도를 무시한 채 명료하게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제 생각엔 예능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인의 식판' 1편에서 보여주었던 영국 울버햄튼 FC 황희찬 선수와 동료 및 소속 선수들의 먹방을 보는 내내, 한국 음식을 맛있게 먹는 외국인들의 모습에서 뿌듯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80% 만족도를 기준으로 내세운 황희찬 선수의 제안보다 훨씬 높은, 거의 100%에 가까운 만족도를 얻었을 때는, 고생한 출연진을 비롯해 보는 시청자들도 어느 정도 가슴 찡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K-푸드, 세계에서 한국이 인정받는 것 자체가 가끔은 우리에게 힐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이 교감되는 것이 아닐까요?

 

조금 더 정리하자면, '한국인의 식판'은 좀 더 세분화된 역할을 맡은 출연진들과, 국내 미션이 아닌 세계인을 타깃으로 한 예능이라는 점, 재료 수급도 현지에서 제공해 주는 상황에 맞게 적응해야 하며,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평가와 함께 K-급식의 이미지 또한 이연복 셰프 군단의 손에 달려있다는 중차대한 부담감을 안고 진행한다는 것이 큰 차이점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인의 식판' 군단이 방문하는 곳이 일반적인 곳이 아니라 영국 울버햄튼 FC 구단, 세계 1위 명문대학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유명한 단체를 방문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댓글에서는, '한국인의 식판' 주제가 K-급식이라고 하면서 왜 중화요리 전문인 이연복 셰프가 출연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남기신 분이 있었는데요. '한국인의 식판'은 정확하게 얘기해서, 외국인들이 놀라워했던 한국 학교 급식 메뉴를 좀 더 폭넓게 외국에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지, 전통 한국 음식을 해외에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것을 먼저 아셔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된장국, 시금치나물, 불고기처럼 한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돈가스, 탕수육, 심지어 김민지 영양사님을 유명하게 만든 랍스터 까지도 반찬에 오르는데, 이런 반찬이 모두 전통 한식은 아니라는 것이죠.

 

해외에 나가서 전통 한식만을 고집하며 소개한다는 것 또한 한식의 세계 전파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전 세계인이 모두 전통 한식의 맛과 향을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가능한 한국의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 외국인들이 기피할만한 것들을 가감, 조율하며 만들어 소개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의미 있는 K-푸드의 세계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 면에서, 이연복 셰프님은 tvN '현지에서 먹힐까' 방송을 통해 아시아, 미국등 현지인들과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던 분이라, '한국인의 식판' 메인 셰프로 출연을 하시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더불어, '한국인의 식판'을 통해 우리가 가보지 못했던 나라에서 한국 음식을 즐겨하는 외국인들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재미와 감동을 같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부분이 있습니다. 가끔은 셰프들과 같은 공감대에 있으면서, '맛이 없으면 어떡하지?', '맵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아주 자연스럽게 내뱉을 때도 있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괜히 뜬금없는 미소가 지어질 때도 있었으니까요. 

 

 

글을 마치며...

 

글을 쓰다 보니 '한국인의 식판' 위주로 내용을 담은 듯합니다만, 저는 어느 예능이던지 기획한 분의 의도가 있고 그것을 감안하면서 보려고 애쓰는 스타일이라, 조금 치우쳐 보였다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전문가도 아니고 평론가도 아니라서 더더욱 그러합니다^^;; 요즘 예능은 억지가 아닌 자유스러운 분위기의 다큐 스타일이 대세인지라, 프로그램 자체를 첫눈에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가급적 오래 봐주시고, 그때 느껴지는 소감을 쓴 맛이건 단 맛이건 자유롭게 표현해 주시는 것이 프로그램을 제작하시는 분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줄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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